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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Ben's 삶의 지도

by BenKangKang 2024. 9. 20.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던 고등학생

중학교 때 진로 목표를 적어내는 시간이 있었는데 저는 항상 프로그래머라고 적었습니다. 사실 그렇게 간절하지는 않았고요 그냥 재미있을 거 같았습니다.

 

 부끄럽지만 중학교 때 게임에 빠져있었고 이때 프리 게임 서버도 운영했었어요. 퀘스트나 아이템도 직접 만들어서 적용했었는데, 내가 무언가 창조한다는 것과, 누군가 사용해준다는 사실이 너무 너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프로그래밍에 흥미가 생겼고 컴퓨터 관련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근데 성적이 부족해 1지망 학과에 들어가지는 못했어요 ㅎㅎ!... 대신 공모전에 참가하고 얻은 상품들을 판매하여 개발에 필요한 컴퓨터와 책을 사서 개발을 독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여러 가지 안드로이드 어플을 만들었었는데 20만 명 이상이 다운받아주셔서 플레이 스토어 특정 카테고리 100위 안에 들어간 앱도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프로그래머의 직업을 정말 갖고 싶어졌어요. 모니터만 보고 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근데 개발이란 것이 여전히 너무 추상적이고 멀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꿈을 이루려면 일단 대학교에 진학해 전공 지식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년 동안 열심히 공부했고 결론적으로는 과 1등으로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20분 걸리는 대학교의 컴퓨터과학과로 진학하게 됩니다.  👏

 

가볍게 개발했던 커뮤니티가 대학교 공식 커뮤니티가 되기까지

대학교에 들어와서 전공 수업을 들어보니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열심히 했습니다. 이때 열심히 공부해서 차석도 달성했어요. 근데 학문적인 것보다 실제 제품을 개발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스믈스믈 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도 에브리타임이 있었어요. 다만 기능이 많이 부족해보였습니다. 그래서 별생각 없이 학교 수업, 근로장학생 활동하면서 틈틈이 커뮤니티를 개발해서 에브리타임을 대신할 커뮤니티를 출시했습니다.

 

커뮤니티는 어찌저찌 하다보니 대학교 공식 커뮤니티가 되었습니다. 본교생이 총 7천 명 정도인데 5천 명 이상의 학우들이 가입해 주었어요. 이때는 대학교 수업보다 커뮤니티 개발이 우선순위가 높았고 정말 몰입했던 거 같아요. iOS 앱 출시가 필요했었는데 무작정 도서관에 가서 Swift 책을 펼쳐 공부했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대학교 대나무숲, 전해드립니다 페이지도 직접 운영했었고 Apple On Campus 운영하면서 정말 몰입했습니다. 혼자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까지 정말 열심히 했었습니다. 그래서 후회는 없어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시간이 흘러 학생회가 사라지게 되었고 저도 병역특례로 학교를 떠나면서 커뮤니티는 자연스럽게 닫게 되었습니다...  😂 

 

ROTC를 그만두고 병역특례라는 지옥으로

병역 기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서 ROTC 후보생에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합격해 후보생 생활을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동기들과 사이도 좋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훈련 끝나면 동기 집에 가서 치킨 먹고 영화 봤던 것이 기억나네요.

 

근데 문득 ROTC로 임관해 장교로 복무한다면 제가 원했던 프로그래머의 길이 많이 멀어지겠구나라는 생각이 점차 들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에 입학하기까지 제 꿈은 언제나 프로그래머이었기 때문에 오래 고민할 건 아니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바로 대체복무 수단을 찾기 시작했고 병역특례라는 것을 알게되어 곧바로 취업에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모바일 앱 에이전시에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이 1달도 안 걸렸는데 이때는 행동력이 정말 뛰어났던 거 같아요. 혹은 조바심이 났었나봐요? ㅎㅎ..

 

하지만 이때부터 지옥이 시작됩니다. 제가 입사하고 5명이던 Android 팀에서 선배 3명이 퇴사하고, 사수마저 장기 휴직으로 회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신입분이 들어왔지만 제가 살짝 더 빨리 들어왔었기 때문에 어려운 프로젝트가 제게 다 토스되었습니다 ㅎㅎㅎ...

 

땅땅치킨 주문 앱, 피존 유축기 블루투스 컨트롤러, 소개팅 앱 등 정말 정말 정말 많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야근과 주말 출근은 기본이고 끝내지 못한 경우에는 동료집이나 모텔에서 자면서 정말 열심히 근무했습니다.

 

어느날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지친 몸을 퇴근하면서 이력서를 공개해놨는데 근처에 있는 회사에서 병특 이직 제안이 왔어요. 대표님께서 저를 좋게 봐주셔서 합격하게 되었고 저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는 조직으로 이직하게 됩니다.

 

새로운 조직에서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다만 좋은 팀장님 아래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뜻깊은 병역특례를 마치게됩니다.

 

저는 병역특례 기간이 정말 힘들었지만 솔직히 너무 재미있었어요. 저는 변태인 걸까요?

 

앱 개발자에서 풀스택으로

 병역특례를 마치고 대학교에 복학하려했는데 전 직장에서 같이 근무했던 사람이 연락이 와서 저를 꼬시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일할 동료가 필요하다고요. 그래서 홀라당 넘어갔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사업을하는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게 되었고 지금은 근무한지 5년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바일 개발자로 입사했는데요. 지금은 React, React Native, Node, k8s, Terraform, Kafka 등 여러가지 기술을 사용해 제품을 개발하는 잡부풀스택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팀장님 사실 저는 이렇게 오래다닐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ㅎㅎㅎ 복학을 생각하던 시기에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수업이 주류가 되었고 운이 좋게(?)도 회사를 다니면서 졸업장을 딸 수 있었습니다. 

방황?

 저는 요즘 방황하고 있습니다. 30살을 앞두고 제 새로운 목표를 찾고있어요. 스스로 적지 않은 나이라고 생각하는데(으른) 그래서 좀 더 신중해지는 거 같아요. 실제로 살짝 많이 스트레스 받고 있습니다 😉

 

제가 최근에 내린 결론은 방황할 거라면 의미있게 방황하자 입니다. 그래서 지금 회사 다니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나 스터디를 여러개 병행하고 있어요.

 

사실 꼭 이직하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언제라도 기회가 생겼을 때 최선을 다해 임할 수 있도록 제 스스로를 갈고 닦으려고요. 제 지도를 보셨다시피 저는 취업을 따로 진지하게 준비해본적이 없어요. 그래서 살짝 해보려고요. 😎

 

나중에 제 지도가 더 넓어지면 이 글을 업데이트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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